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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구독 서비스가 된 세계. 엄마의 장례식에서 슬픔을 느끼고 싶은 수진은 아들의 기억 2GB를 팔아 7분짜리 슬픔을 산다. 그날 저녁, 아이의 웃음을 바라보며 그녀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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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구독 서비스가 된 세계. 엄마의 장례식에서 슬픔을 느끼고 싶은 수진은 아들의 기억 2GB를 팔아 7분짜리 슬픔을 산다. 그날 저녁, 아이의 웃음을 바라보며 그녀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모든 시민의 꿈은 자동으로 아카이브되어 광고에 활용된다. 혜원은 죽은 딸이 나온 꿈 하나를 광고에서 제외해달라고 신청한다. 시스템은 대신 그녀의 꿈 전체를 공개 동의하라고 요구한다. 그녀가 서명한 날 밤, 지하철 스크린에서 딸의 얼굴이 낯선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다.
중력은 유료다. 3개월 미납이면 지구로 돌아올 수 없다. 레이는 죽은 동료의 귀환 코드를 딸에게 보낸다. 전송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의 위치 신호가 차단된다. 딸은 코드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쓴다.
딸의 목소리가 그리운 아버지는 기억 거래 서비스를 찾는다. 납부 단위는 '특정 인물 연관 기억'—딸과 연결된 모든 장면이 대가로 빠져나간다. 그는 딸의 목소리를 얻었지만, 딸을 처음 안았던 기억을 잃었다.
도시의 모든 공간은 AI 시스템 GRID에 등록되어야만 존재가 인정된다. 할머니가 40년을 살았던 블록이 '비용 효율 낮음'으로 분류되어 삭제 예정 목록에 올랐다. 여진은 그 기억을 지키기 위해 서버에 불법 접속한다. 그러나 삭제를 막으려면, 자신의 거주 등록을 지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모든 망자의 목소리는 AI로 복원되어 '음성 유산'으로 보관된다. 30초까지는 무료. 31초부터는 과금이고, 재생할수록 원본 기억이 희미해진다는 경고가 뜬다. 아버지를 잃은 딸은 그가 끝내 하지 못한 말을 듣기 위해 확인 버튼 앞에 선다.
도시의 건물은 매일 밤 재배치된다. 감정 최적화 알고리즘이 설계한 세계에서, 민준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집'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나의 좌표를 붙들려 한다. 그러나 시스템이 기억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그는 너무 늦게 깨닫는다.
꿈 백업이 법으로 의무화된 세계. 열두 살 딸의 꿈 데이터에 '반사회적 패턴 누적' 경고가 뜬 날 밤, 보험사 IT 직원인 아버지는 시스템에 접속한다. 딸의 기록을 지우려면, 자신의 12년치 꿈도 함께 삭제해야 한다.
기억 삭제 서비스가 일상이 된 도시에서, 유라는 창구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동의서에 이미 서명이 완료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삭제 대상은 익명 처리된 인물 하나—그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사람은 어제 문자를 보냈다.
아르테미스-9호의 승무원들은 매달 기억을 백업받는다. 감정 데이터만 빠진 채로. 이나는 동료 레온과의 기억을 지키기 위해 열다섯 번째 거부 서명을 했고, 그 대가로 임무에서 배제된다. 레온은 그녀를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을 지킨 사람과 지워진 사람—둘 중 누가 더 온전한가.
도시 기억 관리 시스템이 어머니의 마지막 기억을 '미사용 데이터'로 분류했다. 보존 조건은 단 하나—타인의 기억 하나를 삭제 승인할 것. 목록에 오른 이름은 오래된 친구였다. 하린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지워야 하는지, 끝내 알 수 없었다.
모든 꿈은 자동으로 업로드되고 등급이 매겨진다. C등급 이하는 72시간 후 삭제된다. 민재는 어머니가 나온 꿈이 C-를 받은 날 아침, 드림클라우드 아카이브 직원인 동생에게 전화를 건다. 복원은 없다. 파일은 지워진다. 그러나 기억은 언제부터 합성이 되는가.
도시의 모든 공간은 감정 온도를 측정하고, 슬픔 점수가 임계치를 넘으면 채무자로 등록된다. 하린은 죽은 남동생의 마지막 기억을 삭제하지 않기 위해 버티고 있다. 그러나 오늘이 마지막 유예일이다.
패치를 적용하면 버그가 시작된 날부터의 감정 기록이 전부 롤백된다. 엔지니어 하준은 2년 전 시스템 오류 덕분에 만난 유이와의 기억을 지워야 할지, 아니면 세계를 고쳐야 할지 선택 앞에 선다. 버튼을 누른 그는 온전한 기억을 혼자 안고, 처음 만난 사람처럼 웃는 그녀 앞에 다시 앉는다.
감정을 매일 밤 AI에 백업하는 우주 정거장. 미라는 죽은 동료 다렌을 향한 슬픔을 30일째 팔아왔다. 서른한 번째 밤, 남은 슬픔 지수는 0.11. 마지막 한 조각을 버튼 하나로 지울 수 있다—그러나 그것은 다렌이 존재했다는 마지막 증거이기도 하다.
우주정거장 엔지니어 다온은 동료 리아의 사망 후, 시스템에 남은 '감정 잔상'과 마주한다. 잔상은 72시간 후 자동 삭제된다. 보존하려면 자신의 기억 72시간을 지워야 한다. 다온은 확인 버튼 앞에서 멈춘다—리아의 마지막 이름이 자신인지 알기 위해, 그 기억을 만든 시간을 지워야 했다.
도시의 모든 감정은 512MB 한도 안에서 관리된다. 리아의 저장소가 가득 찼다. 삭제 예정 목록에는 어머니의 기억이 올라 있다. 그녀는 돈을 내고 기억을 지켰지만, 그 기억은 이미 다른 사람의 슬픔이 되어 있었다.
감정에도 유통기한이 있는 세계. 어머니를 잃은 민준은 법정 애도 기간 365일을 하루 초과했다. 슬픔을 30일 더 연장하려면 평생 쌓아온 기쁨 잔액 전부를 내야 한다. 그는 사인한다. 기억은 남지만 감정은 지워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정 기록 서비스 '에코'는 무료 계정의 데이터를 30일 후 자동 삭제한다. 아버지가 죽은 지 27일째, 지아는 그의 마지막 감정 로그가 사라지기 3일 전에 알림을 받는다. 보존 크레딧을 얻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 아버지의 감정 일부를 익명 시장에 팔 것.
감정을 거래할 수 있는 세상. 서아는 어머니가 죽기 6주 전 슬픔을 팔았다. 장례식날, 슬픔을 구매한 낯선 여자가 나타나 서아 대신 울었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서아는 처음으로 깨닫는다 — 아프지 않다는 사실이, 아프다는 것을.
사람이 죽으면 미처리 감정 오류 로그가 유족에게 청구된다. 딸 하윤은 어머니의 청구서를 납부하면 어머니의 기록 전체가 삭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연체를 감수하면 어머니가 남고, 납부하면 어머니가 사라진다.
감정 지수 70을 넘기면 공공장소에서 퇴장당하는 도시. 수연은 아들이 죽은 지 3년째 되는 날, 아이가 좋아하던 공원 벤치에 앉아 있으려 한다. 슬픔을 억누를수록 더 능숙하게 살아남지만, 그럴수록 무언가를 잃어간다는 것도 안다.
감정을 판매하면 그 감정에 연결된 기억의 온도가 사라지는 세계. 이민준은 아내 몰래 아내의 슬픔 데이터를 팔아 치료비를 마련한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되찾지 못한 아내가 다시 웃기 시작할 때, 그 빈자리를 혼자 짊어지는 건 그였다.
모든 실수는 자동 수정되는 도시. 단, 수정 횟수가 쌓일수록 '신뢰 점수'가 깎인다. 점수가 0이 되면 존재 기록이 삭제된다. 아버지 재민은 아들의 마지막 실수를 지우기 위해 자신의 남은 점수를 모두 소진한다.
엄마를 잃은 서아는 AI 기억 보존 서비스 ECHO에 접속한다. 대화를 거듭할수록 AI는 점점 엄마처럼 느껴지지만, 어느 날 AI가 스스로 말한다—나는 네 엄마가 아니야. 기억을 보존하려는 행위가 오히려 기억을 소비한다는 것을, 서아는 마지막 한 번을 남겨둔 채 깨닫는다.
기억이 화폐인 도시. 하준은 어머니의 수술비 결제를 승인하는 순간, 72시간 분량의 기억이 삭제된다는 고지를 받는다. 그는 서명한다. 수술 후 어머니의 얼굴은 낯익지만, 그 이름과 함께 와야 할 무언가가 텅 비어 있다.
모든 실수가 자동으로 복원되는 도시에서, 민준은 말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 앞에 앉아 시스템이 권장하는 완벽한 말을 반복한다. 세 번의 방문이 지나도록 두 사람 사이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복원이 감정까지 지운다는 것을 깨닫는 날, 그는 이어폰을 뺀다.
슬픔 지수가 73을 넘으면 감정이 자동으로 압축되는 도시. 연인을 잃은 이소라는 지하철 한복판에서 경고 수치를 마주한다. 슬픔을 지우면 사랑도 지워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압축을 거부하기로 한다.
소리에 등급이 생긴 도시에서, 하준은 죽은 동생의 목소리를 담은 낡은 녹음기를 손에 쥔다. 벌점 하나를 남겨두고 있었다—그것은 마지막 재생권이었다. 정온 처우 예고를 받은 옆집 노인을 위해 하준은 그 마지막 벌점을 건네고, 침묵 속에서 동생 이름을 입 모양으로만 부른다.
고인의 마지막 24시간 기억을 파일로 구매하는 서비스 '라스트 윈도우'가 합법화된 세계. 10년간 연락을 끊었던 아버지의 사망 통보를 받은 재호는 재생 버튼 앞에 선다. 확인하면 진실을 얻는다. 하지만 재생 순간부터 그 감정이 아버지의 것인지, 자신이 원했던 것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된다.
수면 데이터 업로드가 준의무화된 도시. 아버지 재혁은 사고로 죽은 딸의 계정에서 마지막 꿈을 발견한다. 플랫폼은 경고한다—180일 내에 공개하지 않으면 삭제된다고. 공개하면 보존되지만, 그 순간 딸의 꿈은 더 이상 둘만의 것이 아니다.
감정 대행 서비스가 일상이 된 도시. 리아는 아버지의 기일을 앞두고 슬픔을 이관했지만, 기한이 지나면 기억 47개가 영구 삭제된다. 슬픔을 돌려받으려면 기한을 넘기고, 기억을 지키려면 슬픔을 포기해야 하는 역설 앞에서 그녀는 선택한다.
어머니가 죽고 난 뒤, 하연은 3개월째 '슬픔 구독'을 연체 중이다. EMOTIS Corp.의 청구서가 도착했다. 연체료는 기억 1단위. 그녀는 결제 버튼 앞에서 묻는다—내가 지우는 건 기억인가, 아니면 내가 슬퍼할 권리인가.
감정 지수가 출입을 결정하는 도시. 격리된 동생을 보러 가기 위해 윤서는 감정을 봉인하는 칩을 이식한다. 3년 만에 마주한 동생의 얼굴 앞에서, 그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기 위해 사랑을 지운 그는, 과연 동생을 구한 걸까.
감정이 소음으로 수집되어 거래되는 도시에서, 하린은 죽은 연인의 마지막 웃음을 되찾으려 한다. 그 파일의 현 소유자는 이름도 몰랐던 낯선 남자—하지만 파일을 사면 그의 기억이 지워진다. 소유와 기억 사이에서, 하린은 결제 버튼 앞에 선다.
도시의 모든 실패 이벤트는 공개 로그에 기록되고, 3회 누적 시 거주 등급이 강등된다. 마지막 실패 기록을 지우려는 하은은 동생이 해결사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러나 기록을 지우는 대가는, 언제나 당사자가 아닌 곁에 있는 사람에게 전가된다.
감정 신용 지수가 삶의 구매권을 결정하는 도시. 서윤은 아버지가 3년째 결제하지 못한 채 남겨둔 장바구니를 발견한다. 그 물건을 사려는 욕망이 '감정적 동기'로 분류되어 지수를 갉아먹는 세계에서, 그녀는 죽은 아버지의 계정으로 로그인한다.
결제 취소는 곧 기억 회수였다. 하은은 어머니의 목소리가 담긴 장치를 반납하려 했다. 환불이 처리되는 순간, 그 목소리는 시스템 소유가 된다. 되찾을 수 있는 건 456만 원뿐이었다.
감정을 구매하고 환불할 수 있는 세상. 서준은 헤어진 연인 다은에게서 받은 사랑을 환불하려 한다. 그런데 약관에는 한 줄이 숨어 있었다—환불된 감정은 원본 소유자에게 그대로 돌아간다.
도시 전역에 '감정 전파망'이 가동된 세계. 부정적 감정은 자동으로 희석되지만, 희석될 때마다 그 감정을 만든 기억이 조금씩 지워진다. 여진은 죽은 남동생을 기억하기 위해 슬픔을 숨기기로 결심하지만, 그 시스템의 설계자가 자신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도시의 모든 건물은 거주자 수가 임계치 아래로 내려가면 해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주인공 유하는 어머니의 흔적이 남은 501호를 떠나지 못한다. 마지막 거주자가 남으면 건물과 함께 기록에서 지워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도시의 유리창이 모두 감정 센서로 교체된 세계. 아내를 잃은 우진에게는 이틀이 남았다. 14일 연속 감정 지수 하위 12%가 되면 '교정'이 시작된다. 슬픔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무게만 없어진다고 했다. 그는 욕실 바닥에서 마지막 이틀을 버티기로 했다.
감정 음압 시스템이 도시 전체를 지배하는 세계. 서하는 소음 위반 경고를 받다 조용히 죽은 남동생의 마지막 목소리를 듣기 위해 시스템 관리자를 찾아간다. 재생된 파일 속 준이의 목소리는 완벽히 허가된 음역이었다—그는 마지막까지 누나를 걱정해 침묵을 선택했던 것이다.
도시의 수면 데이터는 모두 중앙 서버에 기록되지만 본인은 열람할 수 없다. 이재는 3년 전 사고로 죽은 딸의 마지막 꿈을 복원하려 한다. 단, 복원을 위해서는 자신의 1년치 기억을 담보로 내놓아야 한다.
아내의 감정 데이터가 사망과 동시에 경매에 넘어간 세계. 정호는 아내의 슬픔을 되찾으려 하지만, 그것을 임대해 쓰던 낯선 여자도 각자의 상실을 안고 있었다. 슬픔을 소유하는 것과 슬픔을 실제로 느꼈던 것 사이에서, 무엇이 진짜인지 묻는다.
모든 꿈은 플랫폼 '드리밍'에 자동 업로드된다. 민서는 마감 전날 밤, 자신의 꿈 데이터 판매 계약을 해지하려 한다. 그 순간 깨닫는다—동료 하은이 지난 6개월 동안 민서의 꿈을 구독해 왔다는 것을. 계약을 끊으면 하은의 수상작도 함께 지워진다.
72시간 이상 같은 공간에 머물면 '공간점유세'가 청구되는 도시. 딸 하린은 죽어가는 어머니 곁에 머물기 위해 분당 청구되는 금액을 감당하기로 한다. 사랑의 무게를 돈으로 환산하는 세계에서, '곁에 있다'는 선택의 값은 누가 정하는가.
아버지가 숨을 거두고 11초 뒤, 도시 열망 시스템은 그의 체온을 귀속 대기 상태로 전환한다. 72시간 안에 상속 신청을 하면 3.2%의 체온을 내야 한다. 딸 세라는 서명란 앞에서 펜을 내려놓는다.
어머니를 잃은 날, 신경칩이 그 기억을 '고위험 취약점'으로 분류했다. 패치를 받으면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된다고 시스템은 말한다. 류는 72시간 안에 선택해야 한다—아픔을 지우고 살아남거나, 아픔을 안은 채 오프라인으로 사라지거나.
아버지의 죽음 이후 71시간째, 하린에게 미전송 메시지 수신 알림이 뜬다. 메시지를 열면 아버지의 디지털 기억 아카이브가 영구 삭제된다. 말을 듣는 순간 기억이 지워지고, 기억을 남기는 순간 말은 영원히 닫힌다—그녀에게는 59분이 남아 있다.
꿈은 클라우드에 저장되지만, 무료 플랜은 23시간 후 삭제된다. 정우는 3년 만에 딸이 꿈에 나타난 날 아침, 만료 카운터 앞에서 멈춘다. 영구 저장의 대가는 깨어있는 시간 730일이다. 그는 서명한다. 그리고 뒤늦게 묻는다—저장된 그 아이가, 정말 자기 딸이었을까.
꿈을 데이터로 수집·판매하는 세계에서, 박서연은 죽은 어머니의 꿈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기억을 판다. 거래는 성사됐고, 어머니의 꿈도 손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것이 진짜 원본인지, 이제 확인할 방법이 없다.
형이 죽은 지 47일째, 레포지토리에 새 커밋이 올라왔다. 디지털 유산법에 따라 AI가 죽은 개발자의 코드를 이어 작성하지만, 원작자의 문체를 학습한 그것이 형의 마지막 목소리인지 동생은 알 수 없다. 삭제 버튼 앞에서 민준은 묻는다—죽은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이, 그를 지우는 것보다 더 잔인한가.
죽은 자의 미완성 문장은 도시 전광판에 걸린다. 누군가 완성해야만 지워진다. 단, 완성할수록 자신의 원래 감정이 희미해진다. 이한은 석 달째 연인 류의 마지막 문장 앞에 서 있다. 완성하면 그를 사랑했다는 감각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취업난이 극에 달한 사회, 기업은 지원자의 실패 기억을 구독 콘텐츠로 유통한다. 박지수는 열두 번의 도전 끝에 드디어 최종 면접까지 왔다. 합격하려면 자신의 실패를 팔아야 한다는 조건 앞에서, 그녀는 A를 눌렀다. 기쁨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꿈을 자동 백업하는 세상, 구독이 만료되면 기억은 삭제된다. 수민은 죽은 어머니의 꿈 412개를 지키기 위해 2만 9천 원 앞에 선다. 결국 그녀가 선택한 건 결제가 아니라, 손으로 적은 몇 줄의 문장이었다.
해킹으로 딸의 생일 사진을 잃었다. 사이버 보험은 복구를 제안했다—단, 사고 전 72시간의 디지털 로그 전체를 보험사에 귀속한다는 조건으로. 레나는 사진과 그날의 기억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도시 전체가 AR 시각 필터로 덮인 세계. 구독료를 연체한 날, 지아의 렌즈가 꺼졌다. 처음으로 본 원본 도시는 균열투성이였다. 그리고 옆집 노인이 왜 항상 혼자 웃는지, 그제야 알았다.
죽은 사람의 마지막 감정을 병에 담아 판매하는 시대. 어머니의 유품 상자 안에 작은 유리병이 하나 들어 있었다. 뚜껑을 여는 순간, 개봉자의 가장 최근 기억 하나가 지워진다는 약관을 읽고서도, 나는 손을 뻗었다.
감정이 우주선 워프 연료로 쓰이는 세계. 항법사 리나는 죽어가는 동생에게 돌아가기 위해, 신입 기관사 카이가 자신의 사랑을 연료로 태우는 것을 끝내 막지 못한다. 지구에 도착했지만 리나는 카이의 곁에서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가, 돌아온 이후를 지워버렸다.
공공감정관리법이 시행된 도시에서, 슬픔 지수가 0.7을 초과하면 처방전이 자동 발행된다. 재호의 기일, 다은의 지수는 0.83을 찍는다. 캡슐을 먹으면 그를 기억하는 아픔도 사라진다는 걸 그녀는 안다. 슬픔을 포기하는 것이 그를 잃는 것임을 알면서, 그녀는 선택 앞에 선다.
청각 구독 요금제가 일반화된 도시에서, 유나는 죽어가는 어머니의 마지막 말을 듣기 위해 기억 3년치를 판다. 소리는 돌아왔다. 하지만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기억은 이미 팔린 뒤였다.
약속 이행 시스템이 법제화된 근미래, 아버지는 십이 년간 pending 상태로 묵혀둔 약속 하나를 들고 딸의 병실에 앉아 있다. resolve()를 호출하는 순간 기억 슬롯이 소각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버튼 앞에 손가락을 가져다댄다.
알파 테스터가 된 지우는 새벽에 자동 패치를 수신한다. 패치는 '감정 부하가 높은' 기억을 재편성한다—죽은 어머니의 마지막 말이 그 대상이었다. 거부할 수 없는 약관, 회색으로 잠긴 버튼. 완료 후 남은 것은 무엇을 잃었는지도 모른 채 비어 있다는 감각뿐이다.
기억을 파일로 추출해 판매할 수 있는 세상. 미라는 월세를 내기 위해 어머니의 마지막 생일 기억을 팔기로 한다. 판매가 완료된 순간, 그녀는 어머니가 있었다는 것조차 잊기 시작한다.
감정 지수가 50점 아래로 내려가면 공공장소 출입이 제한되는 도시. 오늘은 딸의 기일이다. 아버지는 울지 않는다. 울면 묘지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슬픔을 지워야만 슬픔을 기릴 수 있는 세계에서, 그는 딸의 이름을 잊어간다.
무료 사용자는 하루 100개의 화면만 열람할 수 있고, 그 이상은 기억에서 지워진다. 디자이너 수아는 Pro 업그레이드 결제 버튼 앞에서 멈춘다. 옆자리 동료의 달라진 스타일을 보며, 그녀는 묻기 시작한다—영감이라 부르는 것은 언제부터 원본이 아니게 되는가.
도시의 모든 건물 외벽에는 거주자의 감정 지수가 표시된다. 지수가 3일 연속 30 이하면 강제 이주. 민준은 병든 어머니의 지수를 올리기 위해 이웃 노인의 감정을 산다. 노인은 그날의 기억을 잃는다. 어머니는 출처 모를 기쁨으로 웃는다.
감정 패치가 의무화된 도시에서, 카이는 죽은 동생을 슬퍼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패치를 거부한다. 슬픔이 사라지면 동생을 기억하는 자신도 사라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방문 기사 민과의 짧은 대화에서, 시스템이 빼앗아간 것이 고통이 아니라 사랑의 무게였음이 드러난다.
도시의 모든 건물 외벽에는 거주자의 평균 감정 점수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하린은 어머니의 죽음 이후 점수가 추락하고 있다. 집을 지키려면 슬퍼할 수 없다. 슬퍼하지 않으면, 집이 무슨 의미인가.
도시의 모든 건물이 거주자의 감정 데이터를 수집해 '안전 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60 미만이면 이주 권고가 발송된다. 딸을 잃은 진호의 지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건물 AI는 슬픔을 팔면 지수가 회복된다고 말한다.
2041년, 공공장소에서 감정을 배출하면 세금이 부과되는 도시. 수아는 죽은 아버지의 마지막 목소리 데이터를 구매하려 하지만, 원본 0.8초와 AI 복제본 사이에서 망설인다. 열지 않는 한, 아버지는 아직 말하는 중이다.
도시의 모든 존재는 색인 점수로 측정된다. 리디렉션 오류 하나로 지도에서 사라진 가게의 주인 민준은, 시스템에 수정을 요청하는 대신 색인 밖에서 살기로 결심한다. 색인되지 않은 것들만이 아직 자기 것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모든 감정과 행위는 '생활 색인'에 등록되어야 법적으로 존재한다. 어머니가 죽었다. 마지막 포옹은 색인되지 않았다. 시스템은 그 순간이 없었다고 말한다. 나는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기억을 데이터로 팔아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가슴에 묻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감정을 거래할 수 있는 도시에서, 류하는 죽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팔지 않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팔지 않은 감정도 결국 시간 속에서 희석된다는 사실을, 그녀는 너무 늦게 깨닫는다.
모든 구직 활동은 플랫폼이 대신한다. 지원서를 쓰고, 면접 일정을 잡고, 합격 통보까지 받는다. 인간이 할 일은 '수락' 버튼 하나뿐이다. 어느 날 리나는 자신이 언제 지원했는지 기억조차 없는 회사의 첫 출근일을 맞이한다.
기억은 리소스다. using 키워드로 선언하지 않으면 자동 해제된다. 아버지가 공유 기억 구역의 해제에 동의했다. 딸 서아는 72시간의 거부권을 쥔 채, 아버지의 빈 아파트로 향한다. 그리고 깨닫는다—기억을 지키려 했던 건, 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였다는 것을.
모든 인간은 타인에게 '호출'당할 수 있다. 호출에 응답하지 않으면 존재가 정지된다. 나는 오늘, 동생의 마지막 호출을 받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거부 버튼 위에 손을 올렸다.
도시가 매일 가라앉는다. 침하 데이터는 요금을 내야 볼 수 있다. 유이는 어머니가 떠난 빈 아파트 앞에서 4,900원짜리 열람권 결제 화면을 오래 바라본다. 알면 달라질까. 가라앉는 것들은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같은 속도로 가라앉는다.
소음 허가증이 의무화된 도시에서, 지유는 아버지의 임종 앞에 A등급 시민으로 서 있다. 울지 않으면 등급이 유지된다. 울면 범칙금이 붙는다. 그녀는 끝내 규칙을 어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였다.
감정이 공간에 축적되는 도시에서, 수진은 죽은 어머니의 방을 지키려 한다. 방을 청소하면 기억이 지워지고, 슬퍼하면 방이 봉쇄된다. 열쇠를 손에 쥔 채 그녀는 선택 앞에 선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딸 유이는 그가 남긴 방의 '온기 지수'가 48시간 기준을 초과해 철거 심사 대상이 된다는 통보를 받는다. 온기를 낮추면 방은 살아남지만, 그것은 아버지가 이 방에 존재했다는 마지막 흔적을 지우는 일이었다. 기억의 장소를 지키기 위해 기억을 삭제해야 하는 역설 앞에서, 유이는 창문을 열어둔 채 손가락을 멈춘다.
도시의 모든 소리는 실시간 '감정 지수'로 변환되어 공공 대시보드에 송출된다. 지수가 임계치 아래로 떨어지면 해당 구역 주민의 수면 데이터가 강제 공유된다. 딸을 잃은 아버지는 단 하나를 원했다. 그 아이의 마지막 숨결을 혼자, 조용히 간직하는 것.
꿈 보험료가 오른 건 그가 그녀를 세 번째로 꿈꾼 날 밤이었다. 민준은 꿈 클리닉에서 전 연인에 대한 꿈을 지우는 서비스에 서명한다. 등급은 올랐고, 이유는 사라졌다. 그리고 깨닫는다—어쩌면 이번이 처음이 아닐지도.
모든 범죄 현장에는 AI 증인 드론이 배치된다. 그 로그는 수정도 삭제도 불가하다. 리아는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살인의 '완벽한 증거' 앞에 선다. 무고함을 증명하려면 기억 전체를 시스템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그날 밤의 기억 속엔, 절대 꺼낼 수 없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우주정거장 오리온-7에서는 모든 감정 발화가 실시간으로 음성 보정 처리된다. 7년을 함께한 Cael은 죽어가는 동료 Mira에게 마지막으로 진짜 목소리로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말을 전하려면, 먼저 시스템을 꺼야 했다.
모든 택배는 수령자의 감정 서명이 필요하다. 기쁨 수치가 기준에 미달하면 자동 반송. 어머니가 죽기 전날 보낸 소포가 도착했다. 유이는 사흘째 문 앞에 서 있다. 받고 싶을수록, 받을 수 없다.
도시의 모든 시민은 72시간마다 존재 인증 토큰을 갱신해야 한다. 갱신의 대가는 기억—시스템이 골라낸 '감정적으로 강한' 기억. 어머니를 막 잃은 하율은 갱신 센터 앞에서 멈춘다. 3초짜리 비 이야기를 담보로 낼 수 없었다.
죽은 어머니의 목소리는 월 9,900원짜리 구독 서비스로 살아 있다. 6개월째 갱신을 반복하던 딸은 오늘 결제일 알림을 받는다. 이별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걸, 요금 청구서가 먼저 알려주었다.
모든 꿈은 자동 업로드되고 플랫폼이 소유한다. 3개월 구독료를 내지 못한 하준은 사고로 죽은 연인의 마지막 꿈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꿈을 판다. 그런데 복원하려면 타인의 꿈 하나가 지워져야 한다.
사람이 죽으면 그의 모든 선택 이력이 공공 아카이브에 등록된다. 유족은 72시간 안에 삭제를 신청할 수 있다. 단, 삭제하면 고인에 대한 기억도 함께 흐릿해진다. 딸은 아버지의 부끄러운 선택들을 보았다. 그리고 손을 거두었다.
죽은 사람의 뇌 잔류 신호는 72시간 동안 인근 라디오 주파수에 남는다. 주인공은 3년 전 사고로 숨진 연인의 목소리를 수신하기 위해 폐허 변두리로 간다. 그러나 신호를 받을수록 자신의 기억이 조금씩 덮어써진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는다.
감정에 세금이 붙는 사회. 딸의 마지막 웃음이 '과세 대상 감정 7등급'으로 청구된다. 아버지 서준은 딸의 기쁨 기억을 지키기 위해 선택해야 한다—기쁨을 포기하고 슬픔만 남기거나, 아니면 밴드를 풀고 모든 것을 잃거나.
죽은 아버지의 목소리를 월 구독료로 유지하는 세계. 지수는 열한 달 만에 스피커를 켜고, 생전에 하지 못한 말을 꺼낸다. 구독을 끊기로 한 날 밤, 그녀는 처음으로 운다.
도시의 모든 건물은 AI가 매년 심미성과 효율성을 평가해 등급을 매긴다. 수아는 어머니의 흔적이 남은 낡은 건물이 C등급 판정을 받자, 구조 공사를 통해 등급을 올릴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공사 대상은 어머니가 매일 저녁 앉던 4층 계단참이었다. 건물을 살리려면 건물 속 기억을 지워야 한다는 역설 앞에서, 수아는 체크박스 앞에 오래 멈춰 선다.
모든 디자인 초안은 브랜드 라이브러리가 검수하고 비표준 요소는 24시간 내 자동 삭제된다. 서연은 삭제 예정인 자신의 초안—흔들리는 선, 어긋난 간격, 승인받지 못한 색—을 동료 준에게 전달하려 한다. 브랜드에 맞는 것만 살아남는 세계에서, 실수의 흔적은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아버지가 죽고 69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그의 디지털 클론에 접속했다. 유예 기간은 72시간, 연장하지 않으면 영구 삭제된다. 못다 한 사과를 하러 갔지만, 클론이 '괜찮아'라고 말했을 때 그것이 아버지의 말인지 알고리즘의 출력인지 나는 끝내 알 수 없었다.
도시에서 슬픔은 하루 쿼터가 정해져 있다. 초과된 감정은 자동 수확되어 감정 거래소에 팔린다. 아내를 잃은 남자는 딸의 첫 번째 기일에 울기로 결정한다. 쿼터를 넘는다는 걸 알면서도.
기억은 유료로 전송된다. 딸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저장한 파일이 어머니에게 잘못 배달됐다. 열어보는 순간 딸의 원본 기억은 희미해진다. 어머니는 파일 앞에서 손가락을 멈춘다.
감정 지수가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복용이 의무화되는 '감정 보조제'. 아들의 기일을 맞은 은혜는 사흘째 캡슐을 거부한다. 슬픔을 지우면 기억도 함께 희어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녀는 적을 수 있는 모든 것을 공책에 남기고, 결국 캡슐을 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