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명의 비밀을 품은 1호 서류: 3기 진실화해위 해외입양 사건 접수가 한국 과거사 청산에 던지는 5가지 질문
2026년 2월 26일 3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공식 출범하자마자, 덴마크·미국·프랑스 등 해외입양 피해자 311명이 1호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2기에서 조사 중지된 채 이관된 이 사건들은 출생 정보 조작·강제 입양 등 중대 인권침해를 다루며, 최대 5년의 조사 기간 동안 한국 해외입양 역사 전체를 재검토한다.

왜 지금 봐야 하는가: 어머니의 38번째 생일, 그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여성이 있었다. 딸은 30년이 지나 서울에 와서 어머니의 이름이 적힌 서류를 접수했다. 2026년 2월 26일 오전 9시, 그 서류가 한국 과거사 청산의 공식 첫 장이 됐다.
TL;DR
- 3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2026년 2월 26일 공식 출범했다.
- 출범 당일, 해외입양 피해자 단체가 덴마크·미국·프랑스 등 311명의 사건을 1호 진실규명 신청으로 접수했다.
- 2기에서 56건(15%)만 해결된 채 311건이 조사 중지되어 3기로 이관된 상황이다.
- 3기 위원회의 최대 활동 기간은 5년, 해외입양 전담 조사3국 신설은 아직 시행령에 미반영 상태다.
- 해외입양을 포함한 한국 과거사 청산이 국제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1. 사실관계: 무슨 일이 일어났나
2026년 2월 26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5층 진실화해위 민원실 앞에 수십 명이 모였다. 이들이 들고 온 서류는 311건의 해외입양 진실규명 신청서였다.
대표 신청인은 네덜란드 국적 마릿 킴(30)씨. 그의 어머니 김지미씨는 1970년대 한국에서 네덜란드로 입양되는 과정에서 출생 정보가 고의로 조작·삭제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어머니 김지미씨는 자신의 출신을 모른 채 오랜 고통 속에서 방황하다 38번째 생일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마릿 킴씨는 "분노의 마음으로 어머니의 진실을 추적해왔다. 오류투성이인 어머니의 기록을 바로잡으려 한다"고 밝혔다.
311건의 국적별 분포:
| 국적 | 신청 건수 |
|---|---|
| 덴마크 | 118명 |
| 미국 | 73명 |
| 프랑스 | 47명 |
| 노르웨이 | 33명 |
| 스웨덴 | 27명 |
| 벨기에 | 18명 |
| 기타 | 수건 |
덴마크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덴마크한국인진실규명그룹(DKRG)이 2기에 이어 3기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2. 확산 메커니즘: 왜 지금 이슈인가
2기 진실화해위의 한계
2기 위원회(2021~2025년 11월)는 해외입양 관련 신청 367건 중 단 56건(15%)만 진실규명했다. 나머지 311건은 '조사 중지' 처리됐다. 조사인력 부족, 해외 기관과의 공조 한계, 5년이라는 기간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3기의 새 무기: 확대된 조사 범위
2025년 개정된 과거사법에 따라 3기 진실화해위는 민간 입양알선기관까지 조사 범위에 포함시켰다. 기존에는 국가·지자체 직접 운영 기관만 대상이었으나, 이제 홀트아동복지회·대한사회복지회 등 민간 기관도 조사 대상이 됐다. 이는 해외입양 절차 전반에 대한 실질적 책임 규명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국제 연대의 힘
덴마크 DKRG를 비롯한 유럽·북미 입양인 단체들이 2기 때부터 체계적으로 증거를 수집·보관해왔다. 이번 311건의 신청이 하루 만에 완료된 것도 수년에 걸친 국제 네트워크의 결과다.
3. 이해관계자: 누가 관련되나
피해자 측:
- 전 세계 입양인 2세 및 입양 당사자 (추정 20만 명 이상)
- 피터 뮐러(뿌리의 집 공동대표): "2기 때 15%만 해결됐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국가 기관:
- 행정안전부: 3기 진화위 출범·시행령 담당. 인력 증원 미반영으로 비판 받고 있음
- 3기 진실화해위: 위원장 공석 상태로 출범. 최대 13명 위원, 조사 기간 3년(+2년)
입양기관:
- 홀트아동복지회, 대한사회복지회 등 — 이번에 처음으로 조사 범위에 포함
국제 사회:
- 덴마크, 네덜란드, 프랑스, 노르웨이 정부는 과거 한국 입양 과정의 서류 조작 문제를 각자 조사해왔으며, 일부는 자국 입양 제도 중단까지 결정한 바 있다.
4. 지속성: 얼마나 갈까
3기 진실화해위의 활동 기간은 기본 3년, 최대 5년(2031년까지) 이다. 진실규명 신청 기간은 2026년 2월 26일부터 2028년 2월 25일까지 2년간 운영된다.
이번 해외입양 이슈는 단기적 이슈가 아니라 최소 3~5년간 지속될 구조적 사안이다. 향후 중요 분기점:
- 2026년 상반기: 전담 조사3국 신설 여부 최종 결정 (시행령 개정)
- 2026~2027년: 해외입양 인력보강 및 해외 기관 공조 개시
- 2028년 2월: 진실규명 신청 마감
- 2029~2031년: 최종 조사 보고서 및 국가 책임 인정 여부
5. 2차 이슈 & 파생 논점
조사3국 신설 논쟁
집단수용시설·해외입양 전담 '조사3국' 신설 요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행안부가 지난달 23일 입법예고한 시행령에는 공무원 정원 증가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피해자 단체들은 "전수·직권조사를 위한 전문 인력 없이는 3기도 2기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며 즉각 증원을 촉구하고 있다.
'인도주의 복지'에서 '인권침해'로의 패러다임 전환
한때 해외입양은 빈곤·전쟁 피해 아동을 위한 복지 정책으로 포장됐다. 그러나 이번 신청인들은 "이는 실종, 강제 입양, 출생 정보 조작 등 중대한 인권침해를 은폐해온 허구적 외피였다"고 명시했다. 이 인식 전환은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에도 파장을 미칠 수 있다.
K-입양인 2세의 등장
마릿 킴씨처럼 입양인 자녀 세대가 직접 진실규명에 나서는 현상은 새롭다. 어머니 세대의 트라우마가 2세에게 전이되는 '복합 세대 피해' 개념이 공식 기록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6. 리스크 점검
체크리스트: 지금 이 이슈를 이해하려면
참고 링크
- 연합뉴스 — 3기 진실화해위 1호 신청 사건은 '해외입양 300건'
- 한겨레 — 3기 진실화해위 출범…해외입양 피해자 311명 '진실규명 1호 접수'
- 연합뉴스 — 3기 진실화해위원회 출범…26일부터 진실규명 신청 접수 개시
- 재외동포신문 — 3기 진실화해위에 해외입양 전담조사국 신설요구
- Taipei Times — S Korea reopens adoption probe
이미지 출처: 서울 광화문 광장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