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오르카를 놓친 대가: 폴란드가 장보고함 무상 양도를 거부한 5가지 이유
한국 정부가 폴란드 오르카 잠수함 프로젝트(8조 원) 수주를 위해 해군 최초 잠수함 장보고함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폴란드가 이달 공식 거부 의사를 전달했다. 스웨덴 사브 선정 이후 800억 원대 정비 비용 부담이 결정적 걸림돌이 됐으며, 한국 방산 외교 전략의 한계를 드러냈다.

왜 지금 봐야 하는가? 한국 방산의 야심작 '장보고함 무상 양도 카드'가 폴란드에 공식 거절당했다. 8조 원 잠수함 수주전 탈락에 이어 공짜 선물마저 거부된 이 사건은 K-방산 외교의 구조적 취약점을 직격한다.
TL;DR
- 한국 해군 최초 잠수함 장보고함(SS-Ⅰ, 1200t급) 이 2025년 12월 퇴역 후 폴란드에 무상 양도될 예정이었다.
- 그러나 폴란드는 이달 초 국방부에 양도 거부 의사를 최종 전달했다.
- 핵심 이유: 스웨덴 사브 잠수함을 선택한 마당에 한국 구형 잠수함 운용은 작전 효율성 저하, 정비비 800억 원 부담이 컸다.
- 한국은 페루 양도 또는 박물관 활용 등 대안을 검토 중이다.
- 이 사건은 K-방산 외교에서 '무상 증여 카드'의 한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선례가 됐다.
사실관계: 장보고함이란 무엇인가
장보고함(SS-061)은 1988년 독일 HDW 조선소에서 건조를 시작해 1991년 진수, 1992년 인수, 1994년 작전 배치된 한국 해군의 역사적 1호 잠수함이다. 지구 둘레 15바퀴를 넘는 약 63만 3,000km를 항해하며 30년 이상 작전을 수행했고, 2025년 12월 공식 퇴역했다.
단순한 노후 장비가 아니다. 장보고함을 기반으로 한국은 국산 잠수함 개발을 본격화했고, 이 기술 축적 위에서 최근 미국으로부터 핵추진 잠수함 개발 승인까지 받아냈다. 한국 해군력의 기원이자 상징이다.
확산 메커니즘: 8조 오르카 프로젝트의 전말
1️⃣ 한화오션의 수주전 참전과 전략적 카드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방 강화에 나서며 3000t급 신형 잠수함 3척 도입 사업('오르카 프로젝트') 을 추진했다. 총 규모 약 8조 원. 한화오션·스웨덴 사브·독일 티센크루프·이탈리아 핀칸티에리·스페인 나반티아·프랑스 나발그룹 등 유럽 주요 방산업체들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한국 정부는 한화오션의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장보고함 무상 양도. 한화오션이 선정될 경우 정비 비용까지 한국이 부담하고, 탈락 시에는 무상 양도만 하되 정비비(약 800억 원)는 폴란드가 부담한다는 조건이었다.
2️⃣ 스웨덴 사브의 역전, 그리고 연쇄 붕괴
2025년 11월, 폴란드는 스웨덴 방위산업체 사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화오션 탈락. 이 결정과 함께 장보고함 무상 양도 계획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는 그럼에도 외교 채널을 통해 장보고함 양도를 타진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폴란드를 방문하며 이 뜻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폴란드의 답변은 명확했다.
3️⃣ 폴란드의 최종 거부
2026년 2월 초, 주한폴란드대사관을 통해 공식 거부 의사가 국방부에 전달됐다. 동아일보가 단독 보도한 이 사실은 2월 27~28일 국내 주요 언론을 통해 확산됐다.
5가지 이유: 폴란드는 왜 거부했나
| # | 이유 | 세부 내용 |
|---|---|---|
| 1 | 작전 비효율 | 사브 잠수함(스웨덴)과 장보고함(독일 설계·한국 운용) 동시 운용 시 정비·훈련 체계 이원화 |
| 2 | 정비 비용 800억 | 한화오션 탈락 조건에서 폴란드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너무 컸다 |
| 3 | 기술 세대 차이 | 1200t 구형 vs 신규 도입 3000t급, 실질적 전력 보강 효과 제한적 |
| 4 | 정치적 부담 | 탈락 업체 지원국의 장비를 수락하는 데 따른 외교적 난처함 |
| 5 | 활용 용도 불분명 | 박물관/훈련함 외 실전 배치 어렵고, 유지비 대비 홍보 효과 불확실 |
맥락·배경: K-방산 외교의 구조적 딜레마
한국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전투기 등으로 세계 방산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높여왔다. 폴란드는 한국 방산의 최대 수출국 중 하나로, 이미 수십조 원 규모의 지상 장비 계약이 체결돼 있다.
그러나 잠수함 분야는 다르다. 수중 전투체계는 기술 비밀 공유, 정비 파트너십, 장기적 신뢰 가 지상 장비보다 훨씬 중요하다. 폴란드가 러시아 위협에 직접 노출된 발트해 국가인 만큼, 스웨덴의 오랜 잠수함 기술력과 NATO 틀 안의 안보 협력을 우선시한 것은 전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이 '무상 증여'라는 파격 카드를 썼음에도 실패했다는 점이다. 이는 방산 외교에서 가격·인센티브만으로는 안보 동맹 관계와 기술 신뢰를 대체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긴다.
전망: 장보고함의 다음 행선지
한국 정부는 현재 세 가지 대안을 검토 중이다:
- 페루 양도: 한국이 잠수함 수출을 추진 중인 페루에 홍보·훈련 목적으로 제공
- 박물관 전시: 국내 해군 역사관 또는 전쟁기념관 전시
- 제3국 방산 협력: 다른 잠수함 도입 잠재 고객국에 활용
어떤 결정을 내리든 장보고함의 '공짜 외교' 실패는 K-방산이 수면 위(지상·항공) 이상으로 수중 플랫폼 신뢰도를 높이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전략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체크리스트
참고 링크
- [단독] 폴란드, 韓 해군 최초 잠수함 '장보고함' 무상 양도 안받기로 — 동아일보 (2026.02.27):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60227/133437375/1
- 폴란드, 韓에 '장보고함' 양도 거부 의사 전달 — 뉴스1 (2026.02.27): https://www.news1.kr/diplomacy/defense-diplomacy/6086138
- 폴란드, 韓에 '장보고함' 양도 거부 의사 전달 — 미주중앙일보 (2026.02.27): https://www.koreadaily.com/article/20260227042220656
- 장보고함도 주려 했건만…한국, 폴란드 잠수함 사업자 탈락 — 한겨레 (2025.11.27):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123147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