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공호 60번, 그래도 '여기가 집': 이스라엘·걸프만 체류 한국인들이 전쟁 속에서도 떠나지 않는 5가지 이유
미사일 경보에 하루 수십 번 방공호를 오가면서도, 중동 13개국 체류 한국인 2만1천 명 중 상당수는 귀국 대신 잔류를 택하고 있다. 30년 넘게 뿌리내린 삶, 경제적 의존, 가족 관계, 그리고 '이곳이 집'이라는 정체성 — 전쟁 속 체류자들의 증언을 통해 그 이유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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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이 글인가? 한국 정부가 이란 전역에 여행금지(4단계)를 발령하고, 89명이 버스로 탈출하는 장면이 뉴스를 장식하는 동안 — 2만1천 명의 다른 한국인들은 그 자리에 남아 있다.
TL;DR
- 이란전쟁(2026.2.28~) 발발 후 중동 13개국 한국인 체류자 약 2만1천 명 중 일부만 귀국
- 이스라엘 브에르셰바 한국인 갈영희(70) 씨 등 현지 장기 거주자는 하루 수십 번 방공호 피신 중
- "전쟁이 나도 여기가 집" — 귀국 대신 잔류를 택하는 데는 경제·가족·정체성 등 구조적 이유가 있다
- 한국 정부는 이란 전역 여행금지 발령(2026.3.5), 그러나 이스라엘·UAE·카타르 등지 잔류자는 여전히 많음
- 이 사태는 개인의 선택 문제를 넘어 재외국민 보호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사실관계: 전쟁 속 한국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
2026년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 연합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은 6일째에 접어들며 이스라엘·UAE·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 등 중동 전역으로 확산됐다. 한국 외교부는 3월 5일 이란 전역에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4단계)를 발령했다.
한국 정부 추산에 따르면 중동 13개국에는 장기 체류자와 단기 여행객을 포함해 약 2만1천 명의 한국 국민이 체류 중이다. 이 중 이스라엘 체류자는 수백 명, UAE(두바이) 약 2,000명, 이란 60여 명(대피 후 약 40명 잔류) 등이다.
국내 언론이 '탈출 작전'에 집중하는 동안, 실제로 대다수 체류자는 현지에 머물며 공습 경보, 드론 타격음, 영공 폐쇄라는 일상 속에 적응하고 있다.
확산 메커니즘: 왜 이 이야기가 지금 화제인가
인간적 증언의 힘
코리아헤럴드(2026.3.5)가 이스라엘·걸프 지역 체류 한국인들의 직접 증언을 담은 기사를 발행하면서 국내외 SNS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사이렌이 울리면 방공호까지 몇 초가 걸리는지 세게 됐다"는 70세 교민의 말은 전쟁의 숫자·통계와는 다른 감각적 공포를 전달했다.
'2만1천 명'이라는 숫자의 충격
89명 대피 성공 뉴스와 함께 보도된 '잔류 2만1천 명'이라는 숫자는, 구출 인원이 전체 체류자의 0.4%에 불과함을 방증해 여론의 주목을 끌었다.
정부 대응 논란
경향신문 인터뷰(2026.3.5)에 따르면 일부 체류자들은 "전쟁 5일 차에야 처음으로 대피 방법 안내를 받았다"며 정부 대응이 늦었다고 토로했다. 카타르 교민 김모(27) 씨는 "위층 문이 닫히는 소리도 폭격음처럼 들릴 지경"이라고 했다.
맥락·배경: 체류자들이 남는 5가지 이유
1. '뿌리': 수십 년간 형성된 삶의 기반
이스라엘 브에르셰바의 갈영희(70) 씨처럼 장기 거주 교민들에게 이스라엘은 '현재의 삶 전체'다. 자녀·손자, 사업체, 집, 공동체가 모두 그곳에 있다. 단순히 '귀국'이 아니라 30~40년의 삶을 버리는 것과 같다.
2. 경제적 의존
카타르·UAE·사우디 등 걸프만 국가에 주재 중인 직장인과 사업자들은 현지 계약이 중단되면 경제적 피해가 즉각적이다. 비자 문제, 회사 규정, 계약 위반 리스크가 '자진 대피'를 막는 주요 장벽이다.
3. 현지 대피 판단 vs. 미디어 공포의 간극
실제 현지 체류자들은 "언론에서 보는 것만큼 전선이 내 집 바로 앞은 아니다"고 말한다. UAE 두바이의 경우 미사일이 항구나 산업단지를 겨냥하는 반면, 도심 일상은 제한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미디어 공포와 현지 체감 위협 사이의 간극이 존재한다.
4. '탈출'의 현실적 장벽
영공 폐쇄로 직항편이 없고, 육로 이동은 수백~수천 킬로미터의 여정이다. 이미 89명이 버스 2대로 1,200km를 이동한 사례처럼, 탈출 자체가 또 다른 위험이다. 고령자, 영아 동반 가족에게 육로 이동은 선택지가 아니다.
5. 국가 정체성과 귀속감
장기 체류자 중에는 이스라엘 시민권자나 현지 국적 취득자도 있다. 이들에게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요구는, 이미 정체성의 분리를 의미한다.
전망: 이 사태는 얼마나 갈까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4~5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이 '버티기' 태세에 들어가면서 전쟁 장기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 전쟁이 4주 이상 지속된다면:
- 교민 피로도 급증: 방공호 생활, 식료품·의약품 공급 차질 본격화
- 기업 철수 압박: 중동 주재 한국 기업의 단계적 인력 철수 결정 가능성
- 2차 귀국 수요: 현재는 잔류를 선택했지만 상황 악화 시 귀국 희망자 급증 전망
- 재외국민 보호법 개정 논의: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회 차원의 제도 보완 논의 예상
체크리스트: 중동 지역 여행·체류 예정자를 위한 행동 지침
참고 링크
- Koreans in Middle East recount fear, anxiety, and why they stay — Korea Herald (2026.3.5)
- 중동 갇힌 교민·관광객 2만명 "탈출은 언제쯤" 불안 호소 — 한겨레 (2026.3.3)
- "5일 차에야 대피 방법 안내" — 경향신문 (2026.3.5)
- 외교부, 이란 전역 여행금지 발령 — 머니투데이 (2026.3.5)
- S. Korea imposes travel ban on Iran — Korea Herald (2026.3.5)
이미지 출처
현지 사진은 Korea Herald 기사(위 참고 링크) 내 Kim 씨 제공 두바이 야간 하늘 사진 및 Yonhap 제공 현장 사진으로 확인 가능합니다.